필자는 많은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살아온건 아니지만
타지에서 사는 애환이란 큰 틀에서는 비슷할거라 생각한다.
고국을 떠나 살며 느꼈던 좋은 점과 안좋은 점에 대해 얘기해 보려 한다.
좋은 점
1. 자유롭다!
나의 옷자림, 머리상태, 화장을 했는지 안했는지 그 누구도 나에게 관심을 갖지 않으며
저얼대로 피부가 이렇고 저렇고 살이 쪘고 안쪘고 등 나의 외모로 평가받지 않는다.
유학 시절, 현지인 친구들은 성별에 상관없이 누구나 공평하게 대했지만
유난히 한국인 유학생들끼리 모이면 만나자마자 하는 얘기들이 외모 얘기였다.
그런 이유로 필자는 한국인 유학생과는 자주 만남을 갖지 않고 혼자 운동을 다니거나 현지인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곤 했다.
동양권을 나오면 나의 신체적인 조건에서는 어느정도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유로움은 타지에서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더 두드러지는 특징이다.
점심시간이 정해져 있지만 나의 일정에 맞게 유동적이고
상사와도 수직적인 관계가 아니라 수평적인 관계라 하고싶은 말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당연히 승진을 하는 것은 너무나 기쁜 일이지만 직급이 높아질 수록 업무 강도도 높아지고 책임감이 크게 따르기 때문에 개중에는 승진을 원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타지생활을 오래 하며 느낀 점은 온전한 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각이 생긴다는 것이다.
나를 옭아매고 힘들게 했던 모든 것을 뒤로한 채 떠나고 나면
인생에서 정말로 중요한게 무엇인지, 진정 내가 원하는게 무엇인지 생각해 볼 기회가 많이 생긴다.
필자도 한국에서 살 때는 어느 대학을 나와서 어느 직장에 들어가고 이런 삶을 살고... 따위의 생각을 하며 유년시절을 보냈다면,
타지생활 이후에는 ‘나의 행복’이 우선순위가 되어
나의 부모님이 강조했던 명예, 사회적 지위, 부 등등은 내 인생에서 크게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2. 문화생활
필자는 유럽지역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에 영미권은 어떨지 모르나,
필자가 있었던 곳에선 문화생활이 주민들의 일상 속 깊이 베어있다.
한국이였으면 비싸서 엄두도 못 냈을 음악회, 발레, 오페라 등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관람 할 수 있다.
필자도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도 발레를 직관한 적이 없었다.
유학을 가서야 발레, 오페라를 도장깨기 느낌으로 하나하나 챙겨보았다.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가서도 오페라나 발레를 한 번씩은 관람하였는데,
나라마다 발레극장, 오페라하우스를 비교하며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또한 스포츠도 한국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이용 가능하다.
한국에서는 고급스포츠로 여겨지는 골프, 테니스 등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배울 수 있다.
위의 종목들은 생활스포츠로 서민들의 생활과 굉장히 밀접한 관계이다.
3. 여유로움
한국을 벗어나면 그 누구도 서두르지 않는다!
이건 어느 나라를 가도 그렇다.
한국인들은 유럽여행을 가도 이른 오전부터 늦은 밤까지의 일정을 빡빡하게 채워 시간표대로 움직인다.
관광객인데 놀러가서 너무나 바쁜 일정을 소화한다.
길을 걸어 갈 때도 필자가 행인 중 가장 발걸음이 빨랐다.
현지인들은 들판에 앉아서 책을 읽거나 햇살을 즐기거나 카페에서 노래를 듣거나 유유자적 산책을 즐기는데
필자를 필두로 한국인 유학생들, 한국인 직원들만 자리를 뜨지 않고 공부를 한다던가 일을 한다.
그들의 속도에 맞추다 보면 한국에서 살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삶의 양식을 누리는 자기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안좋은 점
1. 의료서비스
해외에서는 한국처럼 아프다고 병원에 찾아가면 예약하고 오라며 환자를 돌려보낸다.
예약을 당장 하더라도 빠른 예약일이 3-4일 뒤이기 때문에 가벼운 몸살이라면 혼자 집에서 치유하는게 나을 정도이다.
정말 심각한 경우가 아니면 의사 얼굴 보는것도 힘들기 때문에 안아픈게 상책이다.
의료보험도 잘 안되어 있어서 아픈 사람이 거의 모든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처방을 해준다 하더라도 약이 괜찮은건지 의심부터 들고 아무튼 마음에 안든다.
2. 인종차별
타지에 사는 모든 사람이 겪는 일이라 생각한다.
서양인이 동양에 가도, 동양인이 서양에 가도 모두가 어느 정도의 차별을 겪으면서 산다.
하지만 이 부분은 인간의 원초적인 감정이라 겉으로 차별 안한다 하더라도 뿌리째 종식시킬 수 없다.
인종차별을 겪는게 너무 힘들고 못견디겠으면 그 나라에 살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 누구도 치유해 줄 수 없는 상처를 받기만 하면서 사는건 너무나 힘든 일이니까.
하지만 타지에 살다보면 인종차별을 피하는 나만의 노하우도 생기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친절하기 때문에 어딜가나 사람 사는거 다 똑같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3. 물자의 부족
서양은 아무래도 한국처럼 아이디어 상품이나 생활에 필요한 꿀템, 육아템을 구하기 힘들다.
모기가 많은데 방충망도 없이 어떻게 사는건지 참 이해가 안된다. 한국에서는 꼭 여름이 아니더라도 창문이 있다면 방충망 필수인데.
우리 눈에 익숙한 마사지기, 지압봉, 패션 아이템 등이 있다면 그것은 중국에서 들어온 것이다.
한국에서 쓰던 물품을 그대로 구하기 힘드니 갈 때 가져가거나 한국에서 아는 사람에게 공수 받아야 한다.
4. 방바닥이 따뜻하지 않다
방바닥에 보일러를 틀어서 뜨뜻하게 만든 다음 저녁마다 몸을 지져야 하는데
벽에 설치된 라디에이터에서 열이 나오니까 삶의 질이 25%떨어지는 느낌이다.
게다가 집 안에서 슬리퍼를 신고 다니니까(바닥이 더러운건 둘째치고 바닥이 차서 맨발로 디딜 수가 없다) 실내화여도 신발이 다니는 바닥이라 맨 몸으로 앉기가 싫어진다.
필자가 느낀 해외생활의 좋은 점과 안좋은 점을 간단하게 간추려 봤다.
그럼 이만 빠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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